나의 2021년 하반기를 채워준 네이버 부스트캠프 멤버십 일정이 모두 끝났다.
프로그램 과정들을 되돌아보며 내가 잘한 점은 무엇인지, 부족했던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지에 대해 정리해볼까 한다.
학습 스프린트
부스트캠프 멤버십은 학습 스프린트 기간으로 시작했다.
학습 스프린트 기간에는 간단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며 iOS의 다양한 개념들을 배웠다. 일주일 단위로 주어진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내용을 직접 학습하며 완성시키는 것이 주된 과정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프로젝트를 구현해내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주어진 구현 사항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허다했고, 주어진 학습 거리마저 70퍼센트도 소화하지 못한 채 다른 프로젝트를 시작하곤 했다. 조금이라도 더 흡수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잠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다들 힘들다고 했던 챌린지 기간보다 더 조금 잤다.
나는 iOS에 대한 학습 소화능력으로 비교하자면 남들보다 좋은 편이 아니었다. 다른 캠퍼들이 이해하는 내용을 한 박자 늦게 이해하곤 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남들보다 이해 속도가 이렇게 느린 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iOS를 사용한 경험 자체가 전무하다 보니 그 동작 방식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Swift를 사용하는 챌린지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 덕분에 멘탈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 그래도 iOS 마스터이신 JK님과 동료 캠퍼들이 사람마다 소화하는 속도가 다르고 그것이 느리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는 말씀들을 해주셔서 조금은 힘을 내 학습을 이어나갔다. 부스트캠프의 슬로건대로 조금 느려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계속해서 되내었다.
학습 스프린트 기간 마지막에는 캠퍼들이 깐부 프로그래밍이라고 부르던 '페어 프로그래밍'을 진행했다. 페어 프로그래밍은 드라이버와 내비게이터로 역할을 나누고 함께 하나의 코드를 짜는 프로그래밍 방식이었다. 남들보다 느린 학습 속도에 상당히 힘들어하던 차에 이런 과정을 마주하니 상당히 두려웠다. 하지만 다행히 내 깐부(파트너)가 좋은 사람이라 오히려 많이 배우고 즐겁게 프로그래밍에 임할 수 있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전혀 탓하지 않고 내가 아는 조그마한 지식들은 존중해주었다. 덕분에 다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룹 프로젝트
학습 스프린트가 종료된 후에는 그룹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팀 구성 및 기획은 자유였다. 다행히 학습 스프린트 과정 중 친해진 캠퍼분께서 팀 제안을 해준 덕분에 쉽게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 우리는 친구들과의 모임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을 기획하고 개발했다. 구조는 MVVM으로 하고 Combine을 통해 View와 ViewModel을 연결하기로 했다. 개발 과정 자체는 생각보다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각자 화면 단위를 맡아 개발하기도 하고, 서로 코드 리뷰를 하며 도움을 주고받았다. 처음엔 충돌이 나면 다 같이 화면 공유를 해서 해결했지만, 나중엔 각자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가끔씩 마주하는 버그도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여 해결할 수 있었다. 처음 진행해보는 iOS 프로젝트였음에도 아주 만족스럽게 진행되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을 꼽자면 우리가 너무 새로운 도전에 보수적이었다는 것이다. MVVM을 주된 구조로 삼고 Combine을 사용해본 것은 좋았다. 하지만 각 계층 간의 의존성 분리 및 역전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테스트 코드도 추후 작성해보려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하지 못했다. Coordinator 패턴이나 CI 도구도 마찬가지다. 미루고 미루다가 도전해보지 못했다. 구현이 순조웠던 만큼 좀 더 욕심을 가져도 괜찮았을 텐데 이 점들은 분명 아쉽다. 그래도 팀원들과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기로 했으니 아쉬웠던 부분들은 점점 보충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그룹 프로젝트의 각 팀에는 멘토가 존재했는데, 네이버, 카카오 등 쟁쟁한 기업에서 iOS 개발자로 일하고 계신 분들이었다. 우리 팀의 멘토님은 프로젝트에서 개선할 수 있는 점과 버그 요소를 말씀해주시며 개발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만나 식사를 하며 진로 나 업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셨다. 사실 개발이 순탄할 수 있었던 것도 멘토님께서 중요한 포인트를 많이 집어주셨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부캠의 대미를 장식하는 네트워킹 데이에 우리가 한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쏘카 등 채용연계가 완료된 여러 기업의 개발자 및 채용 담당자분들께서 우리 발표를 보고 계셨다. 발표는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발표의 내용에 기술적인 내용이 조금 적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룹 프로젝트의 마무리 같은 느낌으로 발표를 준비하다 보니 느낀 점이 조금 많이 들어갔는데, 그러다 보니 기술적인 내용이 조금 부족하게 보였던 것 같다. 다음에는 기술적인 내용을 좀 더 넣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다른 팀들과 다르게 느낀 점이 많아서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고 해주신 채용 담당자 분도 있었다. 그 마음가짐들을 잃지 않고 성장해 나가는 개발자가 되어달라는 코멘트도 남겨주셨다. 느낀 점 부분의 스크립트는 내가 작성해서 팀원들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었는데, 팀원들도 만족했고 좋은 코멘트도 있었으니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는 어쨌든 나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결국 앱스토어 배포까지 성공했다. 사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앱스토어에 내가 개발한 앱이 올라갔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팀원들이 실력도 뛰어난데 협업능력까지 좋았던 덕분에 이뤄낸 성과인 것 같다. 앞으로도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함께 개발 스터디도 진행하기로 했다.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과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 😊
부캠과 함께한 지난 반년을 되돌아보며
살면서 이 정도로 하나에 몰입해본 적이 있었을까? 정말 많은 경험을 했고 그만큼 많이 성장했다. Swift도 잘 못했던 내가 나름 iOS 개발을 할 줄 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고, 아직 부족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의 확장성이나 테스트를 고려할 줄도 알게 되었다. 또 Github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협업하는 방법을 배웠고, 마지막 그룹 프로젝트에서는 서비스를 앱스토어에 배포하는 것 까지 성공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소중한 iOS 개발자 동료들까지 만나고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사실 부스트캠프를 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노력의 한계를 계속해서 마주했고,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깨닫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특히 나름 학습 속도에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짐을 느꼈을 때는 내가 앞으로 계속 개발자의 길을 걸어도 될지 고민했다.
그러다 친한 동료 캠퍼를 만나 커피를 마시던 중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세상엔 다양한 형태의 개발자가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러닝 커브가 좋아 습득 능력이 빠를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러닝 커브는 좋지 않은 대신 활용 능력이 좋을 수 있다. 누군가는 빠르게 기능을 구현하는 능력이 있을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느려도 꼼꼼하고 깔끔하게 개발하는 능력이 있을 수 있다. 또 누군가는 개발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좋을 수도 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iOS에 대한 러닝 커브가 부족하다면 러닝커브가 좋은 사람을 만나 배우고 보충하면 된다. 그리고 그 사람에겐 내가 잘하는 부분을 보여주고 함께 성장하면 된다. 그렇기에 협업이 더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어떤 하나의 완벽한 형태의 개발자를 목표로 하기보단, 내가 어떤 개발자인지 고민하고 사람들과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 더 건강한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만난 동료들과도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
이제 뭐하지..
부스트캠프에서는 자체적으로 채용연계가 존재해, 대다수의 캠퍼들이 이를 활용해 취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슬프게도 나는 아직 학생이라 당장은 졸업과 학습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복학을 선택했다. 🥲 굉장히 좋은 기회인데 아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부스트캠프에서 얻은 것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좋은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좋은 iOS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챌린지 때부터 더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낀 GCD, 프로젝트 중 많은 고민이 들었던 아키텍처, 관심이 생기고 있는 신기술 ARKit 등 하고 싶은 공부는 너무 많다. 또 스터디원들과 함께 CS지식과 iOS 면접 준비를 할 것이고, 코딩 테스트에 대한 대비도 할 것이다. 그룹 프로젝트 팀원들과는 출시한 앱을 좀 더 발전시키고 아마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
정리해보니 할 일이 정말 많다. 취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캠퍼들에 비해 여유로운 것은 절대 아니다. 취업 연계를 포기한 만큼, 추후 더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부스트캠프에서 얻은 것을 밑바탕 삼아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성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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