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T와의 첫 만남
SOPT를 처음 만난 건 컴퓨터공학부에 전과를 한지 약 1년이 되었을 쯤이었습니다.
어쩌다 인터넷에서 홍보를 보고 SOPT에서 주최하는 오프라인 행사에 외부인 자격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동아리가 코엑스 행사장을 빌려 행사를 하는 것도 놀라웠는데, 행사(앱잼)에서는 저와 비슷한 또래의 학생분들이 당장 서비스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웹과 앱을 직접 만들어 발표하고 있더라구요. 이제 막 C언어를 배운 당시의 저에게 그 모습은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얼른 성장해서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번째 지원과 서류 탈락
그로부터 1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 SOPT에 처음으로 지원했습니다. 당시는 제가 광주의 인공지능 사관학교라는 곳을 성적 우수 1등으로 수료하고 광주 시장님과 악수를 하고 왔을 때였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던 시기였죠. 당찬 마음으로 지원서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서류 광탈이었습니다.
당시엔 제가 나이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같이 지원한 친구들도 다 떨어졌거든요...
근데 이번에 새로 지원하면서 탈락한 지원서를 다시 읽어보니, 떨어뜨릴만했더라고요...?
역량을 제대로 보여준 것도 아니었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열정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어요.
나이 탓을 했던 지난날의 저를 반성합니다.
재도전
SOPT 탈락은 오히려 정신을 차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른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네이버 부스트 캠프까지 참여하면서 제 실력을 길렀죠. 그러면서 사실 iOS 기초에 대해서는 충분히 학습했습니다. 제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도 잘 파악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굳이 왜 다시 SOPT iOS파트에 지원했냐면요. 열정 있는 사람들과 같이 공부도 하고 프로젝트도 하고 싶어서입니다.
네이버 부스트 캠프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분들은 수료 후까지 함께 스터디를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해보자고 하셨어요. 하지만 모두들 좋은 곳에 취업해서 멀리 떠나버렸어요. 🥲 동료들이 좋은 곳에 취업해서 정말 기뻤지만 열정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잃은거죠.
그래서 제 열정을 함께할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했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저에게 서류 탈락이라는 아픔을 줬던 SOPT였습니다.
그렇게 탈락한 지 1년 만에 SOPT 재수에 도전합니다.
이번엔 지원서에 역량과 열정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아주 꼼꼼히 작성했어요.
(TIP. 지원서는 해당 기수의 핵심 가치랑 잘 연결해서 작성하면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엔 실천, 연결, 발전이었는데 저는 지원서에 제가 이 키워드들을 충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면접 과정
면접은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시작해서 25분 회장단 면접, 25분 파트장 면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어요.)
아이스 브레이킹 때는 본격적으로 면접에 들어가기 전에 줌 대기실에서 운영팀과 미디어팀에 있는 분들이 긴장을 풀어주세요. 면접 점수에도 전혀 반영이 안 된다는 말씀에 맘 편히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긴장도 풀려서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기분 좋게 회장단 면접에 들어갔습니다.
네... 분명 기분 좋게 들어갔지만... 저는 회장단 면접을 그렇게 잘 보지 못했습니다.
회장단 면접은 다대다로 진행됩니다. 질문은 모두 본인의 능력과 경험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인터넷 후기에 자소서 위주로 질문한다길래 자소서 관련 질문만 주야장천 준비했는데, 자소서에 있는 내용 말고 다른 얘기로 대답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허허... 엄청 당황했어요. 첫 질문이 "실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식의 질문이었는데
"업... 엇... 실천을 위해 중요한 것은.... 도전입니다.... 저의 단점이 겁이 많은 것인데, 도, 도전하면서 그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어요!!! 하 너무 떨리네요"
이런 식으로 대답했습니다. 망했죠. 도대체 실천이랑 단점이랑 도전이랑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ㅋㅋㅋㅋㅋ 그 이후로도 말려서 같이 면접을 본 다른 분들에 비해선 형편없이 대답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로 절 안 뽑으면 후회할 거라는 식의 말을 했는데 민망해 죽는 줄 알았답니다. 어쨌든 그렇게 여차 저차 회장단 면접을 마치고 파트장 면접으로 넘어갔습니다.
파트장 면접은 1대 1 혹은 1대 2로 진행됩니다. 저는 1대 1로 진행했어요. 경험적 질문과 자소서 관련 질문을 둘 다 하셨고, 회장단 면접 때보다 좀 더 디테일한 질문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기술 관련 질문도 있었어요! (저는 ARC 관련 질문을 받았네요) 파트장 면접은 1대 1이라 그런지 훨씬 긴장이 덜 되더라고요? 그래서 나름 선방했어요.
사실은 파트장님과는 내적 친분이 좀 쌓여있었어요. 제가 iOS 학습 거리를 정리해놓은 깃 레포에 스타를 눌러주셨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멘트로 "레포 스타 눌러주신 것처럼 합격 버튼도 눌러주세요!!"라고 해버렸습니다. 이 멘트할 때 정말 민망했는데 다시 써놓고 보니 더 민망하네요. 하하. 😂
그렇게 면접이 끝났습니다.
회장단 면접은 망치고, 파트장 면접은 선방했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조마조마한 채로 3일을 기다렸어요.
합격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었습니다!
면접에서 말의 유창함보다는 저의 진심을 알아봐 준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어요.
재수해서 합격한 만큼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하 🤗
나중에 활동 후기도 작성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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