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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신입 iOS 개발자가 되기까지 feat. 카카오

inu 2022. 9. 4.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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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서 두 달간의 인턴 기간을 마치고 정규직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서 어엿한 신입 iOS 개발자가 되었네요. 지금까지 꾸준히 노력했던 시간들을 한 번에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쁩니다. 이렇게 되니 지난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기분도 센치해지네요.

 

감성 가득 찬김에 지금까지 개발자가 되기 위해 준비했던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아서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커리어적인 이야기보단 개인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니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2019년

컴퓨터공학부 전과와 독고다이 라이프 (2019.03 ~ 2019.12)

군대에서 독학했던 파이썬에 흥미를 느끼고 개발의 폭넓은 문제 해결 능력에 매력을 느낀 저는 전역 후 컴퓨터공학부 전과를 결심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전과를 결심했던 것 같아요. 파이썬이 재밌고 개발이 폭넓은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개발자를 혼자 일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착각했거든요. 그래서 주로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는 제 성격에 매우 잘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비공개처리해놓은 전공수업 정리 포스팅 자료들

어쨌든 그래서 전과를 하고나서부터는 전공지식 학습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C언어, JAVA,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컴퓨터 구조 등 학교의 전공수업을 들으며 열심히 따라갔죠. 시간을 많이 쏟은 덕분에 성적은 꽤 좋았어요. 그래서 이 당시엔 제가 꽤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시간을 많이 쏟아서 나온 결과일 뿐인데 말이에요. 주말이나 방학 등 남는 시간에는 다음 학년에 배울 운영체제나 네트워크, 자료구조 등을 혼자 독학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사람은 친한 친구들과 가족만 아주 가끔 만났습니다.

 

그렇게 진짜 실력 있는 개발자가 되려면 자신을 가둬가며 관계를 최소한으로 한채 공부에 전념해야 한다는 이상한 생각에 빠진 채, 누구와도 새롭고 깊은 관계는 쌓지 않으며 독고다이 전과생의 1년이 흘러갔습니다.

 

(tmi. 그래도 말도 없고 약속도 잘 안 나가던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몇몇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친구들 덕분에 우울증에 빠지는 일은 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2020년

개발자에게 협업이 중요했다니 (2020.01 ~ 2020.06)

홀로 개발 지식을 쌓으면 쌓을수록 점점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하나의 프로덕트가 탄생하려면 이렇게나 많은 지식이 필요한데, 이것을 개인이 모두 파악해서 업무를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개발자에게 협업은 필수였습니다. 편협하게 당장 필요한 지식만 쌓았을 뿐,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개발자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지 등은 제대로 고민해보지 않았으니 이런 단순한 사실을 1년 동안이나 몰랐던 것이죠.

 

학습한 자료들을 기반으로 작성했던 포스팅들

그래서 개발자란 어떤 직업인지 그 본질에 대해 다시 파악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다양한 후기와 강의들을 찾아보며 업계에서 일하는 방식과 개발자가 하는 일, 개발자의 종류 등에 대해 배웠습니다. 보통 이런 건 대학 선배나 주변 개발자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것인데, 독고다이 전과생 생활을 해온 저는 주변에 그런 지식을 이야기해줄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지식에 의존해 천천히 정보를 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소홀히 해온 인간관계들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알아본 개발자는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협업이 중요한 직업이었습니다. 모든 일은 협업을 기반으로 돌아갔고, 네트워킹을 통해 새롭게 얻은 인사이트가 곧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꿈꾸는 실력 있는 개발자가 되려면 자신을 가둬가며 관계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많이 만나며 배워가야 했습니다.

 

사실 자신을 가두고 인간관계를 피한채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외롭기도 하고 쉽게 지치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개발자가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기뻤습니다. 그렇게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보기로 결심합니다.

타지에서의 인공지능 학습기 (2020.07 ~ 2020.11)

개발 업계 전반에 대해 얕게나마 파악한 저는 다양한 종류의 개발자 중 인공지능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인공지능 개발자가 문제 해결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했거든요. 마침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주최하는 광주의 인공지능 교육이 있길래 빠르게 지원하고 참여했습니다.

 

 

[광주 인공지능 사관학교] 전체 회고

7월부터 11월, 광주 인공지능 사관학교 5개월의 과정이 모두 끝났다. 운 좋게도 최종 성적우수 대상까지 수상했다. 꾸준히 열심히했던 것에 대한 보상인 것 같아 기쁘다. '프로그램 과정'부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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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의 기억이 사실 좋지만은 않아요. 나름 시간 투자를 해서 휴학까지 하고 참여한 프로그램이었고, 정말 최선을 다해 성적우수 1등이라는 성과를 따냈는데 약속한 보상은 아무것도 주지 않았거든요. 모집 당시 성적 우수자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보내주겠다는 광고를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당시 문의를 했을 때 추후 공지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지만 1년 반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된 연락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얻은 게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광주라는 타지에서 룸메이트와 숙소 생활도 해보고 팀 프로젝트도 진행하며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났거든요. 다양한 진로를 가진 분들과 많은 대화도 나눴고요. 덕분에 소극적이었던 성격을 변화시키고 사람 만나는 것도 조금은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또 인공지능 개발자는 성향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인공지능을 직접적으로 연구하기보단 그렇게 개발된 모델을 활용하는 것에 더 큰 흥미를 느끼더라고요. 이것 역시 나름의 성과라면 성과였겠죠.

2021년

어떤 개발자가 될 것인가 (2020.12 ~ 2021.06)

인공지능 개발자를 포기한 저는 다시 진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다른 진로를 이런저런 이유로 거르고 거르다 보니 서버와 앱 개발자라는 후보지를 남겨두게 되었어요.

 

당시 나름 열심히 학습하고 만들어봤던 node.js boilerplate

그중 먼저 서버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인공지능 사관학교에서 django와 node.js를 조금씩 사용해봤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재밌긴했지만 아쉽게도 확신은 들지 않았어요.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서버를 만든다는 것은 매력적이었지만 저는 좀 더 눈에 보이는 기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진로를 옮기다가 이도 저도 안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들었지만 앱 개발까지만 해보기로 하고 안되면 서버 개발자를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flutter로 앱개발을 공부하며 정리했던 깃헙자료. 간단한 클론코딩을 많이 수행했다

앱 개발은 크로스 플랫폼 프레임워크인 flutter로 학습을 시작했습니다. 안드로이드와 iOS의 프로덕트 모두를 한 번에 개발할 수 있으니 앱 개발 전반의 적성을 파악하기에 적절하고, 간단한 토이 프로젝트를 하기에도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앱개발은 서버 개발보다 저의 적성과 성향에 잘 맞았습니다. 개발 내용 중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점도 좋았고,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며 사용자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앱 개발자가 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와 iOS 중 어떤 앱 개발자가 될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유튜브에서 애플의 M1칩에 대한 영상을 보았습니다. 새삼 소프트웨어도 잘하는데 그에 최적화된 하드웨어까지 개발할 수 있게 된 애플이라는 기업에게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그를 계기로 저는 iOS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맥북은커녕 아이폰도 사용하지 않았었는데 매우 파격적인 진로선택이었죠. 

네이버 부스트캠프 (2021.07 ~ 2021.12)

그렇게 iOS를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기로 결심하던 차에 마침 네이버 부스트캠프에서 모집공고가 나왔습니다. 당시 학생이 iOS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은 드물었기에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고 참여를 결심합니다. 학교 수업과 코딩 테스트 준비를 병행하며 최선을 다한 끝에 운 좋게 해당 기수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6기] 멤버십 후기

나의 2021년 하반기를 채워준 네이버 부스트캠프 멤버십 일정이 모두 끝났다. 프로그램 과정들을 되돌아보며 내가 잘한 점은 무엇인지, 부족했던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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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트캠프 내에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iOS를 완전히 처음 접한 저와는 다르게, 이미 앱을 출시해서 서비스 중인 분도 있었고 애플의 학생 공모전에 당선되어 애플로부터 선물을 받은 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란 것은 다들 정말 열심히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전과를 하고 나름 치열하게 살면서 열심히 하는 것에는 꽤나 자부심이 있던 저였기에, 실력이 뛰어나면서도 열심히까지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은 꽤나 충격적이었죠. 덕분에 저도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학습하고 개발했습니다.

 

부스트캠프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매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교류를 쌓게 되죠. 그 덕분에 저는 자연스럽게 사람 만나는 것이 익숙해지고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1년 차의 독고다이 전과생 시절을 생각하면 매우 놀라운 일이죠ㅎㅎ...

 

부스트캠프로 연계해서 좋은 회사에 취직하신 분들도 많았지만 저는 아직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신분이었기에 회사에 지원하지는 않고 복학을 했습니다.

2022년

SOPT와 취업준비 (2022.01 ~ 2022.06)

 

[SOPT 30기 iOS YB] 지원 및 합격 후기

SOPT와의 첫 만남 SOPT를 처음 만난 건 컴퓨터공학부에 전과를 한지 약 1년이 되었을 쯤이었습니다. 어쩌다 인터넷에서 홍보를 보고 SOPT에서 주최하는 오프라인 행사에 외부인 자격으로 참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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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을 하면서 예전부터 좋게 봐 오던 IT 동아리인 SOPT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SOPT에서는 매주 세미나를 통해 iOS의 기초를 학습하고 최종적으로는 기획자, 디자이너 및 다른 개발자들과 협업하여 하나의 그룹 프로젝트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기초도 보충하고 협업 경험도 쌓을 수 있기에 매우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죠. 실제로 세마나를 통해 부족했던 기초를 채웠고, 추가적으로 기존에 iOS를 학습한 경험이 있는 동아리원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개발적 지식에 대한 토론도 해볼 수 있어서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열정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보며 새로운 인사이트 역시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2022 카카오 채용연계형 인턴십] 면접 후기 및 결과

면접 후기 안녕하세요 이누입니다! 지난번에 카카오 채용연계형 인턴십에 지원하여 코딩 테스트를 봤다는 게시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운이 좋게도 서류 및 코딩 테스트 전형에 통과해서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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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카카오 인턴십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면서 이를 준비하느라 활동을 엄청 열심히 하지는 못했습니다. 동아리 활동의 꽃이었던 그룹 프로젝트에도 이 때문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인턴십에는 합격하여 첫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카카오 인턴십과 정규직 전환 (2022.07 ~ 2022.08)

카카오에서의 인턴십은 정말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회식도 3번 정도 하면서 살면서 자주 먹지 못했던 비싼 음식도 실컷 먹고, 현업 개발자분들과 편안하게 티타임도 자주 가졌습니다. 파트원분들 모두 너무 편안하게 차별 없이 대해줘서 이미 정규직이 되었다는 착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부여받은 과제의 주제는 현재 존재하는 서비스에 실질적으로 사용될만한 추가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보안상 자세한 내용은 작성하지 못하는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래서 이 기능이 실제 서비스에도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욕심과 애착을 가지며 정말 재밌게 개발했습니다. 가끔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멘토 및 파트원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이 개발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파트 내 발표와 최종 발표를 거쳐 인턴 생활을 끝냈고, 무사히 정규직으로 전환까지 되어 카카오 크루로 당당히 합류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예비 개발자를 졸업하며 (2022.09 ~)

이제는 예비 개발자를 졸업하고 현역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약 3년 반 정도 걸렸네요. 

 

돌이켜보면 저를 성장시킨 것은 사람이 9할이었습니다. 단순히 개발자로서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사람들을 통해 가장 많이 성장했습니다. 자만하며 인간관계를 차단하고 혼자 실력 있는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착각했던 과거가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앞으로도 저를 성장시키는 것은 사람일 테니 지금까지 만난 인연과 앞으로 만날 인연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껴야겠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또한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절대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하며 배우고 성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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